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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시골살이 준비하는 부모님을 볼 때마다..
이름 시원

주말에 부모님만 만나면.. 마음이 이상하게 요동치고 생각이 참 많아지는 거 같아요.

그저 '세월'이라는 것이 가만히 기다려주길 바랐는데..
바쁘게 살아가니까.. 하루가 일주일이 반년이 또 10년이 빨리 흘러갈 줄이야..
평생 부모님 옆에 아이로 남아 사랑만 받으며 살아가고 싶었거든요..

하지만 학교에 다니고 친구를 어울리며 원하는 꿈을 그리게 되고..
결국 사회에 생활을 해야 할 나이가 찾아오게 되더라고요..

그렇게 부모님 곁을 떠나 대학생으로서 생활하며 사회에서 일을 시작하고..
목돈도 아닌 첫 월급을 받았을 때.. 기쁨을 잊을 수가 없는 거 같아요.
부모님이 밖에서 산전수전 겪어가며 버는 돈이.. 참 대단한 존재구나 느끼게 되었어요..

아직 효도를 제대로 못해드린 거 같아 매번 아쉬움만 가득인데..
흘러가는 세월을 붙잡을 수 없듯이 부모님도 점차 나이가 드시는 게 보이고..
예전과 달리 건강에도 하나둘씩 이상이 생기는 것을 지켜보게 되네요..

같이 살고 있진 못해도 회사에 가끔 일찍 끝나는 날이면..
부모님이 계신 집으로 달려가서 따뜻한 밥 한 끼 함께 하는 게 다였거든요.

그런 부모님이.. 항상 옆에 계실 줄만 알았던 우리 부모님께서도..
노년을 준비하시기 위해 시골살이 계획을 작년부터 차근히 준비하셨어요..

예전 할아버지, 할머니가 생활하셨고 지금은 함께 묻어 계신 곳으로..
부모님 두 분 모두 시골살이를 진지하게 생각하시고 있었고..
특히 어머니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만성 호흡기 질환을 생각하더라도..
유난히 아버지께서 많이 알아보고 다니셨어요..

단순하게 시골생활만 하면 되는 문제로 끝날 것이 아니기 때문에..
좀 구체적인 시골살이에 필요한 예산이나 살게 될 집이나..

예전에 할머니, 할아버지가 갖고 계셨던(?) 땅이 남아있는지도 알아보고..
또 새로 집을 짓게 되거나, 기존 집을 재보수 할 경우까지..
솔직히 부모님과 멀어지는 것을 생각하면.. 좀 속상해서 붙잡고 싶은 심정이에요..

근데 부모님도 앞으로 남은 몇십 년의 인생을 그려가야 할 텐데..
어찌 보면 시골살이 어렵게만 느꼈는데.. 옆에서 보니 잘하시더라고요..
가만 생각해보면 다 나를 위해서 생각하는 거 같아요..

부모님이 꿈꾸시는 시골살이가 있는데.. 다 티브이 때문에 생긴 거 같아요..

방송에 보면 <나는 자연인이다> 이런 프로그램을 워낙 좋아하셔서..
두 분 다 자연에서 자라는 식물에 관심을 갖고 볼 때가 많고..
예전엔 지금 살고 있으신 집 옥상에 잔뜩 식물을 키워 먹은 적도 많았거든요..

생각해보면 시골살이 하면서 농사도 지을 생각이셔서..
감자나 고구마, 배추, 고추, 무, 파같이 키우기 쉬운 농작물을 길러서..

제가 나중에 결혼하여 가정을 꾸리게 되면 보내주고 싶은 게..
소소한 그런 챙겨주는 것이 부모님 두 분의 꿈꾸는 소원이라 하시더라고요..
물론.. 대가로 꾸준히 용돈도 넉넉하게 달라는 말씀도 함께 있었고요..

그렇게 시골살이 준비하는 부모님을 볼 때마다..
자식으로서 마음이 편하기도 하고.. 또 멀어지는 것에 불안하고 무섭기도 하고..

무엇보다 보고 싶을 땐 어떻게 해야 할지.. 그게 참 걱정이네요..

그냥.. 시간이 이대로 멈춰.. 영원히 부모님과 이대로 남아있고 싶고..
아니면 몇십 년 전으로 돌아가.. 더 씩씩하고 건강했던 부모님 곁으로 돌아가..
품 속에서 나오지 않았던.. 어릴 때에 나로 돌아가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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