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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을밤
이름 구연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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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밤

         구연배

배고픈 메뚜기
달 속에 뛰어들어
달을 갉아먹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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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산길에
             구연배

우거진 풀숲일 때는
무어라 보이지도 않더니
서늘한 바람에 모습을 드러낸
하얀 구절초

우리도 그렇다
어디서 사는 누군지도 몰랐더니
생각지 못한 인연으로 다가와 친구 된
그대와 나

가을 산길
지천에 구절초 피고
내 마음엔 주단 깔리고

아무도 몰래 꽃 피어
온 산이 향기롭듯이
마음 나누어
한 뼘만이라도 따뜻할 수 있다면
세상이 얼마나 행복할까

그러다 늙어서
뒤따라오는 이 있다면
이래서 사랑은 아름답다고
지그시 힘주어 말 할 수 있는
추억 한 자락 환히 내보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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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선물
        구연배
가을이 되면
혼자되는 연습을 하는 시간
열매들은 떨어져 제 갈 길로 굴러가고
꽃씨는 바람에 흩어진다
.
혼자서도 넉넉한 저녁
새들이 부리를 다듬던 나뭇가지에
별이 걸리고
산그늘 도타운 품안에서
마른 풍경으로 새롭게 깨어난다.

기울어 진 삶도
흔들리던 다짐도
맨 얼굴로 비탈에 선 나무들처럼
꿋꿋하게 스스로를 위로하며
겨울로 가야 한다.

외롭다는 것은
아직도 그대를 사랑한다는 것
그리움이 저물지 않았다는 것

사라지는 것은 겉모습일 뿐
단단한 설렘으로
오래오래 기다려줘야 한다.
쓸쓸함을 견뎌야 한다.

혼자이면서 혼자이지 않은
빛나는 눈물로
그대에게 가는 길
그것이 나를 키우는 힘이고
따뜻한 희망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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