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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깨끗한 자연환경속 아이들 눈높이 맞춰요. 혁신학교를 가다] 양평군 수입초등학교
이름 무드리
   
유리알보다 더 맑고 투명한 맑은 하늘, 앞쪽으로 유유히 흐르는 북한강, 허리를 꼿꼿하게 세우고 늠름하게 한겨울 칼바람을 막아내고 서있는 자작나무들….

양평군 서종면 무드리 2길 20에 위치한 수입초등학교를 찾으면 아담한 교사(校舍) 보다 먼저 뛰어와 이방인을 맞는 풍광들이다.

겨울방학을 맞았지만, 운동장 한켠 놀이터에선 개구쟁이들이 입김을 불며 강아지와 함께 뒹굴고 있었다.
어린이들이 뛰어 갈 때마다 해맑은 웃음소리가 뽀얗게 피어 올랐다.

해방 이듬해인 1946년 7월 처음 문을 연 이 학교는 개교 이래 62년 동안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창의 위주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끊임없이 교육 혁신을 실천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지난해 3월 혁신학교로 지정됐다.

학생들간 소통과 배움을 주고 받는 ‘무학년제’, 생각과 힘을 기르는 ‘독서교육’, 작은 학교의 특성을 살리는 다양한 전교생 ‘체험학습’, 특기와 적성 중심의 방과후교실인 ‘느티나무학교’…. 이 학교가 혁신학교로 지정된 이후 펼치고 있는 프로그램들이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연습하고 준비해서 학부모는 물론 마을 주민들에게 선보이는 ‘무드리 축제’도 이 학교만의 자랑이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 등이 삼위일체로 다양한 교육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 이 학교는 그래서 늘 행복하다.

◇작지만 강한 공교육 구현

   
지난 1980년대까지만 해도 도회지 어느 학교를 가더라도 교실마다 60여 명이 넘는 학생들이 수업 받는 ‘콩나물’ 교실이었다.

학생들이 넘쳐 나면서 아침을 먹고 등교하는 오전반과 점심을 먹고 등교하는 오후반 등으로 나눠 2부제로도 운영되곤 했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농어촌지역부터 인구가 갈수록 줄면서 취학하는 어린이들도 감소하기 시작했다.

수입초등학교도 지난 1990년대부터 자연스럽게 취학 학생 수가 줄면서, 현재 학급 인원은 25명 이하로 떨어졌다.

이처럼 줄어든 학급 인원이 자연스럽게 혁신학교 자격에 가깝게 접근하게 됐다.

그 다음으로 알차고 독특한 교육 관련 소프트 웨어와 독창적이고 창의적이고 자율적인 교육 프로그램들.
아담한 학교를 둘러싼 맑고 깨끗한 자연환경과 아름답고 수려한 풍광들이 이 학교 어린이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선생님들이기도 하다.

혁신학교는 이처럼 소규모 학급으로 운영되고, 학교 운영과 교육 과정 운영에서 자율성이 구축되며, 교직원의 안정적인 근무와 행정 인력 등이 지원되는 예산이 지원되는 형태의 학교를 이른다.

◇도회지 학교가 부럽지 않은 다양한 프로그램

   
대표적인 혁신학교인 수입초등학교는 10여년 전부터 변화를 모색해왔다.

이를 위해 제일 먼저 시행된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주제 중심의 체험교육.

학생들은 문화와 예술, 역사, 생태, 평화와 공존 등 4가지 주제로 학년군별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해 교사들로부터 체계적인 수업을 받고 있다.

학생들간 소통과 배움을 주고 받는 ‘무학년제’도 늠름한 이 학교만의 독창적인 프로그램이다.
매주 토요일 오전에는 전교생이 운동장에 모인다.

학년 구분 없이 한데 어울려 즐겁게 2시간 동안 체육 수업을 받기 위해서다.

물론, 이 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자신에게 맞는 운동종목을 계발할 수 있다.

국어나 영어, 수학, 과학, 또는 미술이나 음악 등 자신에게 부족한 과목이 있다면 대학교처럼 여름방학과 겨울방학 동안 개설되는 계절학교를 들을 수 있다.

더구나 중요한 건 타율적이 아니라, 학생 스스로 판단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 학교 학생들은 방학기간에도 언제든지 학교에 나가면 만날 수 있다.

동아리 활동도 학년 구분 없이 진행되고 있다.
전교생이 함께 하는 무학년제 프로그램으로 ‘다(茶)모임’도 빼놓을 수 없다.

강당에 모여 전통 다례도 배우고, 학생들간 우정도 나눌 수 있어 학생들은 물로 학부모들로부터도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살아있는 도서관과 자연과 친해지는 체험교육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독서교육도 이 학교를 작지만 강하게 만들고 있는 힘이다.
우선 이 학교 교사들은 학생들이 읽어야 할 책들을 선정하는 과정부터 색다르다.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 책들은 철저하게 배제하고, 교사들이 직접 책을 정독한다.

그런 연후에 학생들에게 책을 권한다.

그리고 무조건 책 읽기를 강요하지도 않는다.

어린이들이 재미있게 독서삼매에 빠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프로그램인 ‘살아 있는 도서관’이 이를 잘 입증해주고 있다.

학생들이 언제든지 책 읽기에 열중할 수 있도록 작가와의 만남도 자주 마련하고, 토론회도 열고 있다.
저학년 어린이와 학부모들을 위해 동화구연대회도 준비하고 있다.

연말이면 학생들이 읽은 책들을 중심으로 연극 공연도 마련하고 있다.

작은 학교의 특성을 살린 다양한 전교생 체험학습도 소개할만 하다.

이 학교 수학여행은 학기 중이 아니라,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을 통해 이뤄진다.
그것도 학년별이 아니라, 전교생이 함께 나서는 게 특징이다.

수학여행은 이 학교가 농촌지역에 위치한 점을 감안, 주로 바닷가로 떠난다.

드넓은 바다를 보면서 세계로 웅비하는 기상도 배울 수 있다.

인근 중미산과 유명산, 용문산 등지에서 진행되는 ‘숲속학교’를 통해서는 소중한 자연과 함께 하는 호연지기(浩然之氣)의 지혜도 배울 수 있다.

교사들의 배려로 별자리 공부도 체험하고 있다.

이 학교 바로 앞으로는 수천년 동안 유유히 북한강이 흐르고 있다.

한 겨울이면 이 강도 꽁꽁 얼어 붙는다.
이곳에서 열리는 얼름운동회도 이 학교만의 자랑이다.

학생들은 선생님들은 물론 부모들과 함께 썰매도 지치고 미끄럼도 타면서 겨울을 즐긴다.

◇사교육이 필요 없는 방과후학교

학생들이 집에서 가장 가까운 서종면 소재지로 나가려면 승용차로도 20분 이상이 걸린다.
그래서 이 학교는 10년 전부터 알차고 튼실한 방과후학교 프로그램들을 개설, 운영해오고 있다.

이 학교의 방과후프로그램 명칭은 ‘느티나무교실’로 압축된다.

특기와 적성 위주로 짜여져 있지만, 어느 학교보다 호응도가 높다.

대표적인 과목들로는 축구, 사물놀이, 로봇, 영어, 락밴드, 논술, 도예, 과학실험 등이 있다.
우선 비록 인공잔디는 조성되지 않았지만, 어린이들이 마음껏 뛰면서 배우는 축구교실을 통해 학생들은 친구들과 더불어 경기를 풀어 나가는 지혜를 익히고 있다.

농촌지역 특성에 맞춰 진행되고 있는 사물놀이 교육도 학생들에게는 인기 ‘짱’이다.

마을 할아버지와 할머니들로부터 배우는 춤사위와 추임새는 이미 수준급이다.

우리 전통문화도 배울 수 있어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도 거두고 있다.
로봇은 이미 도회지 학생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방과후교육에서 접하는 로롯교육에 학생들은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원어민강사를 초빙해 진행되고 있는 영어교육에는 학부모들도 많이 참가하고 있다.

아빠와 함께 즐기는 락밴드도 수준급이다.

학생들은 방과후교육을 통해 배운 끼를 해마다 가을 열리는 페스티벌인 ‘무드리축제’에서 마음껏 발휘, 선생님과 학부모들은 물론 마을 어르신들도 즐겁게 해주고 있다.

■이종인 교장 인터뷰

   
“62년의 전통을 갖춘 저희 학교는 북한강을 바라 보며 주변 환경이 잘 어우러진 작고, 아름다운 학교로 밝고 고운 심성을 갖춘 학생들이 보석처럼 자랑스러운 학교입니다.”

이종인 수입초등학교 교장은 “저희 학교처럼 천혜의 자연환경 속에서 소규모로 운영되면서 선생님들의 학생들에 대한 관심도와 교육의 질을 높이고 학생들의 자율성을 보장해 특기를 살려주는 학교가 진정한 의미의 혁신학교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혁신학교로 지정된지 1년이 채 지나지 않았지만 포부는 남달랐다.

이 교장은 “혁신학교 자체 설문 조사 결과 학부모와 학생, 교사 등이 모두 혁신학교의 기본철학과 가치 등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정기적인 학부모회 운영과 학부모가 기획하는 학부모 연수, 매년 3월 개최하는 학교교육과정 설명회, 학부모의 수요를 반영하는 기타와 도자 등에 걸친 학부모 평생교육 등에 대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교장은 이어 “올해는 학급 단위의 소통 강화를 위해 학급 학부모 간담회를 4차례 열고, 학부모들에 대한 수업공개를 상시화겠다”고 말했다.

이 교장은 이와 함께 “최근 학생수 증가로 인해 학생자치활동이 위축되고 있는 현실과 학급회의 활성화로 전교 어린이회 활동이 약화된 점 등을 보완하겠다”며 “실질적으로 대부분의 교사들이 교육과정 운영과 관계 없는 행정업무에서 벗어나 교육활동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이 교장은 “배움을 통한 학년 간 목표체계를 설정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겠다”며 “이를 위해 수업협의회의를 강화, 학생은 물론 교사와 학부모 등을 포함해 지역사회가 모두 성정하는 계기를 조성하겠다”며 “참여와 소통 등을 중심으로 존중하고 배려하는 학교문화를 조성, 경기도는 물론 전국에서 제일 가는 혁신학교로 거듭 나겠다”고 말했다.

양평=허행윤기자 heohy@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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