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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길..
이름 윤동주




길을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의 호주머니를 더듬어
길에 나갑니다.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담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 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조관우..길


 잃어 버렸습니다
도대체 어디쯤에서..잃어 버린 건지
왜 바보같이 흘리고 여기까지 온건지
바보처럼 이제야 왜 뒤를 돌아 보는건지.

내가 지나온 이길은 저만큼 멀어지고.또 멀어져
이제는 되돌아 갈수가 없는데.


양쪽 주머니에 배부르게 가득 차 있던.
그 많은 것들은 이제는 반으로 줄어들어
이마저 놓치기 싫어 주머니를 더듬어 봅니다

길은 벌써 아침 저녁으로 가을입니다
비에게 빼앗겨버린 소중한 여름날은.
벌써 길이 되어 저만큼 멀어져 가는데

나는 또다시 멀어져 가는 길을 뒤돌아 봅니다
괜히 눈물이 납니다.

하늘을 차지한 저 구름도 ..
흩어지듯 길을 떠나는데..내일이면 또 다른 구름길이
만들어 지겠죠
하늘에게 구름에게 부끄러워 지는 마음입니다

이제는 잃어 버리지 말아야지.
꼭 쥐고 남을 길을 잘 걸어 나가야지.
그렇게 다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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